다른 이의 죄를 이용해 자신의 죄사함을 꿈꾼 자

12년 전... 내 사랑하고 존경하던...
아버지를 대신해 나를 정의롭고 자애로운 길로 인도해 주던 형이... 죽었다...
아니... 죽임을 당했다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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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리고 그 슬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...
어머니도 형의 뒤를 따르기라도 하듯 비틀거리는 발걸음으로 죽음을 향해 떠나버렸다...
나만 남겨두고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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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2년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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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2년 간 조금씩 조금씩 숨통을 조이는 꿈을 꾸며 바라보고 있었던 남자가... 손 내밀면 닿을 듯한 곳에 있다...
하지만 아직은 아니야...
기다려라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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모든 일이 한치 어긋남도 없이 아귀가 딱딱 맞아떨어지고 있다... 우스울 정도로...
역시... 역시... 그런건가...
인간은 결국 스스로를 다잡는 굳건한 의지보다 주변 환경에 휩쓸려 살아남기 위해 무슨 짓이라도 해 버리고 마는겐가...
그런 인간들이라면... 다 스러져 없어져 버리는 것이 낫다! 필요하다면 나 자신조차도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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당신을 보면..정말 용서를 빌고 싶은데
그럴 때마다 죽은 사람들 얼굴이 떠오릅니다.
당신을 정말..미워하고 싶은데..태훈이 얼굴이 떠오르고 당신 어머니..생각이 납니다.
어이없게도..당신을 보면 내가 보입니다.
무슨 헛소릴 하는게냐, 강오수? 하? 우습구나 정말. 날 보면 네가 보인다고? 그래서 미워할 수가 없다?
개소리 하지마라! 난 네가 지금도 죽이고 싶을 정도로 밉다! 네가... 네가... 내가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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내가...?
형을... 부러워하지만 않았다면... 질투하지만 않았다면... 진심으로 생각한 건 아니었는데...
그냥 엄마가 형을 보듯 그렇게 나를 한번 더 봐 주었으면 했을 뿐인데...
내가... 내가... 욕심을 부린 탓에 형이... 그래서 엄마도 너무 슬퍼하시다 그만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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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때... 내가 도로를 건너가야했다... 가서 엄마를 부축해서 왔어야했어... 그런데...
나도... 나도... 발이 떨어지질 않았다...
형을 죽게 한 것도... 엄마를 죽게 한 것도... 나다... 강오수도 다른 누구도 아닌... 바로... 나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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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렇게 보고싶어하던 누나를 남겨두고 홀로 처참히 죽어간...
나를 믿어준 유일한 친구 승하의 마지막까지도 이용해버린 난... 괴물이다...
속죄랍시고 인간다운 삶 모두를 거부해왔었는데...
본격적인 복수를 시작하고 나서 새삼스레 느껴버린 따스한 밥의 의미... 한번 더 보고픈 사람...
나는... 살아남은 것 자체가 죄다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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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런데... 이젠... 멈출 수도 없다... 멈출 방법은... 한 가지뿐이다... 끝까지 가야한다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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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하? 역시 신은 존재하시는겐가...? 아니면 악마가 계약의 완료를 미리 알려준 겐가...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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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지만 역시 마무리는 이 남자여야한다... 나라는 괴물...
종주여... 당신으로 인해 내가 태어났으니 당신의 손으로 끝을 내라...
그리하여 당신의 죄로 나의 죄를 사하라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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왜 망설이는거냐! 왜 새삼스럽게 이제와서! 왜!왜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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살라고? 이제와서 내게 삶을 강요하는거냐? 아직까지도 내게 죄를 강요하는 거냐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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파앙~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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강오수... 강오수! 일어나라! 아니야! 당신은 지금 죽어야할 때가 아니야!
날 죽이고, 그리고 또 죄인이 되어 살면서 괴로워해야한단 말이다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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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는게 고통스럽고 지옥같아도 ...
있는힘껏....최선을다해.....
어두운 터널을 빠져나와...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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터널의 끝에는 뭐가 있지...? 가르쳐주겠나... 강오수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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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렇군... 산다는 건 이런거였군...
이 작은 호루라기 하나가 나를 웃게해 주는... 그런 것이 산다는 것이었군...
터널의 끝에 있던 것은 바로 이것이었군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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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젠... 졸려온다... 강오수... 용서해... 나도... 당신도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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잠시 당신의 어깨를 빌린다... 누군가에게 기댄다는 것이 이렇게 편안한 지 알지 못했다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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터널의 끝이 보인다...